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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1996.5.5 - 2010.3.21
by undo | 2010/03/22 21:23 | 다락은 잡동사니 | 트랙백 | 덧글(1)
뒹굴.

버벅이는 사무실 컴퓨터로 김슨생 경기를 보는데 이건 뭐 스릴러도 이런 스릴러가 없었던 것. 누가 뭐래도 이번 경기는, 올림픽 금메달은 꼭, 반드시, 따야하는 거니까.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날고 겨도 메달 없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 극과 극을 보여줬던 두 브라이언을 기억하니까. 시상 세레모니를 보면서도 김슨생의 눈물과 웃음을 보면서도 이놈의 속은 울렁임을 그칠 줄 모르더니 기어코 저녁은 우유 한 잔이다. (아, 귤도 3개 까먹었구나.)

귀가가 늦는 남편덕에 청소벽은 점점 더 심각해져서 이제는 하루 두 번 걸래질, 싱크대 정리, 냉장고 정리, 각종 조미료와 향신료 정리도 끝나고 음, 오늘은 옷장을 정리해볼까, 화장실 육면을 락스질 해볼까, 그러다 냉동실에서 발견한 비싼 다크 초콜릿을 처분할 생각으로『린다 콜리스터의 베이킹 바이블』을 뒤적이다 발견한 적당한 레시피 - 초콜릿 테린.
테린은 고기요리의 일종인 줄 알았는데 린다 아주머니, 쫌 창의적이시다.
아무튼 내일 디저트는 이것으로.

과연 켜질까 의심스러웠던 비디오팟이 다행히 살아 있다. 모처럼 스피커에 연결해서 on-the-go 2 폴더를 플레이했더니 조규찬의 '서울 하늘'이다. 그 다음은 마돈나 언니으 'Take a Bow'. 하아- 달다- 방에 혼자 이러고 있어 본 게 얼마만 이더라. 결혼하고 나서 '혼자'의 개념이 옅어져서 남편이 올 때까지의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그저 '기다리는 몇 가지 방법을 반복'해온 것 같다. 청소는 건강에 좋은거지만 청소를 개 열심히 하면 심신이 지친다.

사내연애의 진수를 보여줬던 교양팀 모양, 모군 가운데 모군의 송별회가 점심에 있었다. 진수라함은 청접장을 받기 30초 전까지 그 누구도 그들의 연애사실을 몰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헌데 오늘 그들의 결혼식 주례가 김민웅 선생님인걸 알았다. 선생님은 심지어 사회도 당신이 보겠다고 했단다... 하, 정말, 이번 결혼식은 (내 결혼식 빼고) 내 인생의 결혼식이 될 듯한 느낌이다.

이상한나라의 앨리스는 아직 일산 IMAX 예매가 안 된다. 3월 중순까지 남편은 야근, 혹은 철야, 주말없음, 주일없음. 혼자 예매해도 삐치지 않을까. '렛 미 인'을 극장가서 볼까, '어웨이 위 고'도 보고싶다.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를 한 번 더 보고싶기도 하다. 또 개 울게 되겠지만. 아무튼 남편이 Wyly Theatre 같은걸 만들어 낸다면 내년 3월까지 기다릴 수도 있다.

by undo | 2010/02/26 22:10 | 다락은 잡동사니 | 트랙백 | 덧글(0)
퇴근 전.

네이버 이벤트에서 당첨됐어요! 라며 자신의 아이폰을 보여주는 후배,
전 직원에게 아이폰을 지급한다는 회사에 다니시는 작은 아주버님,
요즘 아이폰이 대세라며 사장님이 사줬어- 트위터로 큰 건 터뜨린 타 출판사 친구,
아무려나 24개월 약정에 오십만 원을 주고 롤리팝을 샀던, 그리하여 약정기간 18개월을
남겨둔 지금, 세일도 안 하는 봄옷을 떡 하니 3개월로 긁고 남편에게 특별 애교를
부려야 했던 내가 아이폰을 산다는 건 역시 불가능한 일.
이젠 뭐 슬프지도 않다는 것, 봄이 오면 새 옷을 입을 수 있으니까. ??

영어 공부를 하겠다며 <위기의 주부들>을 본 건 제대로 된 실수였다.
임성한을 가볍게 제치는 막장 에피소드는 마성의 중독성까지 겸비하여
무려 23편이나 되는 1시즌을 밤을 새서 보는 지경이었던 거시었던 것.
처음부터 그러리라는 것에 확신이 들었던 수잔 혐오는 너무나도 깊어져서
도저히 치유가 불가능하게 되었고 (수잔을 미워하는 게 이제는 지겨울 지경) 
파고에서 인상깊었던 르넷도 슬금슬금 병맛 캐릭터로 변화하기에 이르러
2시즌을 볼 생각 따위는 개나 줘버릴밖에.

독서는 지지부진, 어쩐지 애정도가 급감해버려 미미여사 신간 두 권도 구입 유보.
그 와중에 회사책『회상』과『렘브란트의 웃음』, 핫 이슈『삼성을 생각한다』,
남편의 리스트에서 슬쩍한『펠레폰네소스 전쟁사』,『파놉티콘』은 간신히 재고 처분.
'내 돈 주고 안 사고 싶은 기분'을 우기기엔 '어쨌거나 하루키'여서 민망했던『1Q84』,
자려고 누웠다가 콧물 눈물 쏟아냈던『우아한 거짓말』정도가 기억나는 소설.
나 한땐 문학소녀였는데, 지금은 남편 도시락 싸기가 귀찮은 한낱 주부일 뿐.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건 괴로운 일인 게 사실인 것 같아 보인다.
임신 7주가 되어가는 작은 형님의 불면과 금식의 나날은 아이가 태어나도 큰 상처로 남을 듯.
물론 아이가 주는 기쁨과 행복은 이 모든 것과는 별개로 오롯할 테지만.
내가 낳은 아이가 어떻게 생긴, 어떤 성향의,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좋아하며,
가족과 부모와 타인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게 될지, 가운데 '어떻게 생긴'이 가장 궁금한,
지금의 (불경한) 마음이 옅어질 때쯤 가능하게 될까, 아이를 갖는다는 것.

by undo | 2010/02/24 20:00 | 다락은 잡동사니 | 트랙백 | 덧글(0)
안녕, 씨네큐브
8월 31일부로 광화문 씨네큐브가 문을 닫았다.
이로써 좋아하던 극장 3곳 - 씨넥스, 코아아트홀, 씨네큐브 -  모두 사라졌으니..
내가 응원하는 팀은 맨날져,의 심정이 되버려서 어쩐지 서글프다.

처음 씨네큐브를 찾았던 게 언제였는지 누구와 무슨 영화를 보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봄날은 간다'를 씨네큐브에서 봤던 걸 보면 개관 초기부터였을 것 같다.
송희언니, 혜경이와 함께 보았던 듯하고 비가 내렸으며 영화가 끝날즈음
dada로 부터 피시버거에 대한 문자를 받은 기억이 난다.
군대에서 휴가나온 승원이와 본 영화는 '차스키 차스키'였고 프랑스와 오종의 영화들도 이곳에서 봤다.
씨네바캉스 때였나, 현이와 함께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을 보았고
대선날 아침 투표를 마치고 '브록백 마운틴'을 보러 갔다가 필름 한 컷 얻기도 했다.

징그럽게 긴 광고도 없고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 까지 불이 켜지지 않는 극장.
음식냄새며 부스럭거리는 팝콘 주워먹는 소리가 없던 극장.
온전히 영화만을 즐길 수 있었던 극장이라는 점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뻔질났던 20대, 추억이라고 할 만한 것들의 상당수가 씨네큐브에서 만들어졌던 터라 서글픔이 더 크다.

흥국생명은 소문처럼 권리금도 없이 잘나가던 가게를 쫒아내고 들어앉은 주인집에 다름아닌 것일까? 백두대간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다시 시-작, 하겠다며 짐짓 쿨하게 얘기하지만 아쉬운 마음은 쉬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by undo | 2009/09/02 09:02 | 다락은 잡동사니 | 트랙백 | 덧글(5)
병문안.

던킨도넛에서 초코허니딥에 우유를 마시며 한반도 공룡대탐험 읽기를 즐기는 집안의 유일한 어린이, 자민 입원. 초코허니딥과 트레저포스 바이크를 사 들고 가서 한참을 놀아주다.
막판에 작은 엄마랑 작은 삼촌이랑 뽀뽀해 보세요,는 가슴 만져도 돼요? 의 상위버젼인가? 
가슴이 더 상위인가? =_=
여하튼 5세 어린이도 뭔가 아는 것이 많다.

by undo | 2009/08/23 23:13 | 다락은 잡동사니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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